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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여행

제주 도자기 카페 담화헌

메리제이 2023. 7. 18. 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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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시간이 잠시 비어서 어디로 가면 좋을지 제주 도민인 그녀에게 물었더니 담화헌을 알려줬다. 도자기 카페인 담화헌은 나만 알고 싶을 정도로 마음에 드는 장소였다.

힐링이 되는 장소

후쿠오카에 라쿠스이엔이 있다면 제주에는 담화헌이 있다. 커다란 창으로 자연이 그대로 들어와 앉은 이곳은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부터 마음에 들었다. 지금은 초록이 가득해서 좋았지만 봄날에는 저 창 가득하게 벚꽃으로 채워진다니 봄날에도 꼭 다시 오고 싶은 곳이다. 물론 이곳은 정원은 아니지만 작은 공간이 힐링포인트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곳이다. 도자기로 만들어진 다양한 식기들과 소품들을 같이 판매하고 있어서 그것을 감상하는 재미는 덤이다. 갈 때마다 손님이 많은 편은 아니어서 조용하게 시간을 보낼 수가 있어서 좋았고 그곳에서 나오는 발효차를 마시는 일련의 동작들까지도 좋았다. 곧 제주를 떠나야 되는 시점에서 알게 된 것이 안타까워서 다음에 제주에 여행을 온다면 첫 번째 코스로 달려갈 것 같다. 어느 도시에서건 그런 장소가 있다는 건 참 좋다. 나는 좋아하는 장소를 발견하면 거리를 따지지 않고 몇 번을 다녀가야지 갈증이 해소되는 스타일이다 보니 이곳도 마찬가지였다. 생전 처음 듣는 주르레 마을에 위치한 담화헌의 풀 네임은 제주숨옹기 담화헌이다. 이름이 좀 길다. 제주에 일 년을 살면서도 왜 진작에 알지 못했는지 모르겠다. 어떻게 생각하면 아직 여행자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어서 그렇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처음 갔을 때는 차만 마시고 마음에 드는 도자기들을 눈에 담아 왔었는데 두 번째 갔을 때는 커피잔과 소서를 담아 왔다.

마음에 드는 도자기 제품들이 너무 많아

이곳은 자연과 도자기만으로도 충분히 멋스러운 공간이지만 그것을 어떻게 배치하고 어떤식으로 자연을 내 집처럼 이용했는가는 주인만이 가지고 있는 센스가 아닐까? 벽 한쪽으로 귤상자를 쌓아두고 그 안에 소품들과 도자기들을 배치해서 어떻게 저런 박스를 활용했을까 하는 생각에 주인장의 센스가 장난이 아니구나 싶었다. 매장 안에 들어서면 나무 냄새인 듯 흙냄새인 듯 아님 인덴스 일까 그곳만의 특별한 느낌과 향기가 느껴졌다. 판매작품들을 배치해 둔 센스와 더불어 작품들까지도 마음에 들어서 마음 같아서는 다 들고 오고 싶었지만 문제는 항상 가격이다. 적당한 가격들이 주를 이루기는 했는데 내가 정말 가지고 싶었던 다기들이 세트를 맞추려니 제법 가격대가 있어서 눈물을 머금고 다른 것을 샀다. 한쪽 벽에는 깨진 작품들을 조각조각으로 붙여 두었는데 그것도 이 공간과 잘 어우러졌다. 도자기 그릇들을 좋아하다 보니 예전에 잠시 배운 적이 있었는데 재미있었지만 몇 시간을 작업하고 나오니 그다음 날 근무할 때 피로가 풀리지 않아서 그만둔 슬픈 전설이 있는데 이곳의 도자기들을 보니 그때 너무 빨리 포기한 게 아닌가 생각되었다. 함께 했던 친구는 지금 도자기 그릇들을 주문받아서 판매까지 하고 있는데 말이다. 담화헌에서 아름다운 풍경과 더불어 멋진 다기에 발효차를 마시고 있자니 그때 멈추지 않고 계속 도자기 수업을 들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잠시 상상의 나래를 펴보았다.

도자기 갤러리와 그릇가게 그리고 카페

담화헌을 제대로 소개하려면 이 세가지를 다 말해야 된다. 그릇가게와 카페는 같은 공간에 있고 옆 건물은 도자기갤러리와 체험장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담화헌의 특별함은 제주의 흙을 사용한다는 점인데 갤러리 입구에 가면 봉지봉지마다 담겨있는 흙들을 볼 수 있다. 제주흙으로 이곳에서 판매하는 옹기들을 만들어 내니 더 의미 있는 작업이 아닐까 싶다. 생각해 보니 이런 것을 여행기념품으로 선물해도 좋겠다. 옹기는 어딜 가서도 구할 수가 있지만 제주흙으로 빚어내는 것과는 확연히 다를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곳의 관장님께서는 문체부장관상을 받을 정도의 실력자시다. 그래서인지 작은 접시부터 섬세함을 요구하는 것까지 참 아름다워 보였다. 무엇보다 그릇가게 겸 카페로 사용하는 공간은 많은 분들이 다녀 가셔서 담화헌만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가셨으면 좋겠다 싶다가도 이런 곳 하나쯤은 나의 비밀장소로 남겨두고 싶다는 생각이 먼저 드는 것은 작은 나의 욕심일지도 모른다. 어쨌거나 이번에 알게 된 담화헌은 공간도 아름답지만 차를 주문하면 1인 트레이에 정성껏 차려져 나와서 제대로 대접받는 느낌이 들어서 아름다운 장소에서 마시는 차와 커피가 더 좋았다. 아름다운 공간 담화헌에서 단풍 드는 가을날 좋은 사람들과 또 한 번 그곳에서 시간을 갖고 싶다. 나에게 이곳을 소개해준 독서모임 친구에게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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