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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책방들은 저마다의 개성 있는 얼굴로 손님들을 맞이한다. 모두 책방 지기들의 취향이 가득 묻어나는 장소라 책방 투어를 하고 싶게 만든다. 오늘은 내가 가 본 세 곳의 제주 독립 서점들을 소개하려 한다.

제주에서 1년 살아보기의 박선정 작가가 운영하는 커피 동굴 플랜트

그러고 보니 책방 이름만 보면 책방인지 잘 모르겠다. 읽지는 않았다고 하더라도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 봤을 책 제주에서 1년 살아보기의 작가인 박선정 님이 제주에 자리를 잡으면서 운영하기 시작한 책방이다. 이미 제주의 오름에 관한 책도 출간을 했기에 이제 제주를 좀 아는 육지 사람이자 제주 사람이 되었다. 책방 지기를 처음 알게 된 건 다음 블로그 시절이었다. 어쩌다 서로 블로그 친구 되었고 그때 제주살이 책이 나왔으니 인연이 꽤 깊은 편이다. 대구에서 북 토크를 할 때 실물은 그때 처음 뵈었지만 이미 블로그에서 서로의 일상을 공유하던 사이라 어색하지는 않았다. 언제나 사람들을 반갑게 맞이해 주는 환한 웃음을 가지고 있는 그녀가 운영하는 책방이라니 너무 궁금하기도 했다. 그래서 가끔씩 대구로 책을 부탁해서 받기도 하지만 제주 여행을 올 때면 꼭 들리는 코스가 되기도 했다. 타샤 튜더를 좋아해서 그녀를 그리기도 하고 식물을 좋아하고 커피를 내리면서 그림까지 그리는 책방지기. 이쯤 되면 누구나 꿈꾸는 모든 것을 가진 부러움의 대상이다. 그래서일까 주변에는 동네 책방을 꿈꾸는 지인들이 더러 있다. 이곳은 밖에서 잘 관찰하지 않으면 그냥 지나칠 수도 있다. 큰 간판도 없고 초록 식물들이 놓인 좁은 계단을 올라 2층으로 올라가야 마법처럼 매력적인 공간이 나타난다. 작지만 어떻게 이렇게 옹골차게 잘 채워 넣었을까? 그러면서 작아서 답답함이 아니라 작아서 더 매력적인 공간으로 보이게 잘 꾸몄다. 음료는 커피만 가능하다. 그럼 책방이니까 책에 관해 이야기해 보자. 책방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식물 관련한 책들이 단연 많다. 제주와 관련된 책들도 많고 작가가 엄선한 책들이 작은 공간에 생각보다 많이 있다. 오름 오름 책 가지고 제주 오름 때문에 오시는 분들은 작가님 책방에서 이야기 나누는 것도 좋은 시간이 될 것 같다. 공항에서 매우 가까운 사라봉 길에 있으며 바로 앞에 작지만 무료 공영주차장이 있다. 휴무 일, 월 넷째 주 화~토 10~17시

멋스러운 공간의 세화 마고 책방

가끔 세화로 지나갈 때면 골목길에 숨어 있는 이 집의 정체가 궁금했었다. 그러다 어느 날 지나가다 차를 세우고 보니 책방이었다. 새파랗고 낮은 슬레이트 지붕과 돌담이 주는 풍경이 제주 느낌 물씬 풍겨왔다. 밖으로 보이는 책들을 보면서도 처음 그곳을 지나올 때는 카페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던 바보. 하지만 처음에 카페로 운영되었던 곳을 책방으로 바꾼 건 맞다. 책방 마당에는 수백 년은 되었음직한 커다란 나무 한 그루가 먼저 반겨준다. 그 나무 한그루 만으로도 마고 책방은 인테리어가 필요없을 정도로 오래된 나무가 멋있었다. 실내로 들어설 때는 마당보다 건물이 더 낮은 곳에 있어서 살짝 고개를 숙이고 들어서야 된다. 따로 카페는 운영하고 있지 않고 텀블러를 가고 있다면 겨울에는 따뜻한 보리차 한 잔 얻어 마실 수 있다. 작은 난로에 더 작은 주전자에서 보글보글 보리차가 끓고 있었다. 마고 책방의 재미있는 부분은 블라인드 책들이 있다는 것이다. 뭔 말인고 하니 이미 포장이 다 되어 있어서 그 안에 어떤 책이 들어 있을지 모른다는 것. 여행 와서 책을 한 권 구입한다면 이런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나는 마블 마니아인 조카에게 줄 선물로 마블에 관한 책을 구입하고 같이 갔던 선생님도 여행 기념으로 몇 권을 구입한 뒤에 나왔다. 제주의 모든 매장들이 휴무일이 많고 일정치 않은 부분들도 있으니 방문 시에는 확인을 하고 가는 것이 좋겠다.

 

마고 책방

 

애월의 매력적인 공간 보배 책방

제주의 책방 지기들은 많은 분들이 책과 관련된 일을 하셨던 분들이거나 지금도 하고 있거나 하는 분들이 많다고 들었다. 이곳의 쥔장도 출판사 편집장을 하셨다는 이야길 들었는데 정확한 건지는 잘 모르겠다. 어쨌거나 크고 작은 책과 관련된 행사들이 많은 것 같았고 시간이 맞다면 함께 해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처음 건물은 근처의 작고 정감 있는 모양새라고 했는데 나는 최근에서야 알아서 예전 책방에 대한 기억은 없다. 책방이 있는 동네는 조용하고 너무 예뻤다. 빨간 벽돌로 만들어진 이곳은 지어서 옮겼다는데 책방에 맞게 잘 지으신 것 같다. 제주의 서점들은 기본적으로 제주와 관련된 책들을 갖추고 있고 나머지는 주인의 취향에 따른 책 들이겠지? 서점은 계단식으로 되어있어서 북토크를 할 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구매하면 책방 어느 곳에서나 앉아서 책을 읽을 수 있고 지하 공간에는 스탬프도 준비해 뒀다. 친구와 책을 한 권씩 구매하고 아이들처럼 스탬프 찍는 재미에 책방에서의 시간이 더 즐거웠다. 북카페인만큼 간단한 게 커피나 음료도 판매하고 있었다. 새 건물이라 정겨움이 떨어지면 어떻게 할까라는 걱정은 잠시 접어 두어도 좋겠다. 이곳도 충분히 매력적인 공간이기 때문이다. 독서모임, 북토크, 공간대여와 북 스테이까지 할 수 있는 보배 책방에서 느긋하면서도 쫄깃한 시간을 보내 보는 것은 어떨까?